자갈치 시장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어시장이자 부산 최대의 명물로 수협 자갈치 공판장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진 노점과 각종 건어물, 횟집, 그리고 포장마차 등을 통틀어 자갈치라고 부른다. 특히 자갈치 시장의 노점상 ‘자갈치 아지매’들은 삶의 애환을 가식없이 드러내는 부산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러한 노점상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자갈치 시장 현대화 사업과 맞물려 인근 연안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자갈치 일대 노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갈치 현대화 사업에 따라 신축 건물이 지난 8월 10일 준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 및 도시공사와 조합 상인들 간의 갈등으로 12월 1일이 되어서야 정식 개장하기에 이르렀다. 자갈치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갈치 아지매들과 상인들은 자갈치 시장 현대화 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일삼고 있는 행정 당국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그 연유를 추적해 본다.
자갈치 명물 노점이 사라진다
지난 9월 14일 부산 중구청은 총사업비 44억1000만 원을 투입, 자갈치 시장 일대 770m, 너비 20m 해안(충무동 공판장~건어물 시장)에 도로와 친수 공간을 조성하는 연안정비사업을 착수하기 위해 구체적 사업 내용을 용역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중구청 건설과 김영철 과장은 “연안정비사업은 총구간 1340m에 약 200억 원을 투입해 획기적으로 자갈치 일대를 정비하는 사업”이라며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 1단계 사업은 시공사 가 선정되는 즉시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해당 공사 구간에서 불법 영업 중인 노점상들은 새로 단장한 자갈치 시장의 현대화 이미지에 맞지 않는데다 도로를 불법 점거해 차량 소통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사업 시행에 맞춰 철거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점상을 꾸리고 있는 ‘자갈치 아지매’들의 반발이 심해 향후 구청과 노점상들의 거센 마찰이 예상된다. 자갈치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이모(62세· 여)씨는 “오늘날의 자갈치는 우리처럼 억척스럽게 좌판을 지켜온 자갈치 아지매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언제는 부산의 명물이라고 추켜세우더니 이제는 환경 정비를 이유로 내쫓으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점상인 약 400여 명이 소속된 자갈치상인연합회 김말출 회장은 “아무런 대책 없이 노점상인들을 내쫓는 것이 무슨 행정이냐”며 “우리가 요구하고 있는 대체부지 조성이 어렵다면 상인들이 스스로 돈을 내 이주할 공간을 마련할 기간 동안이라도 공사를 연기하는 최소한의 대책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 김종동(44세·부산 해운대구 좌동)씨는 “즐비한 노점들 속에서 사람들이 북적이고, 고기 사라고 외쳐대는 아지매들의 구수한 목소리가 있어야 자갈치”라며 “현대화를 빌미로 그런 모습이 사라진다면 누가 자갈치를 찾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도시정비담당 이상하 계장은 “연안정비사업은 북항재개발 사업이라는 그랜드 플랜과 연결된 프로젝트로 2000년도에 해양수산부 고시로 계획된 사업인데 그 동안 재원 마련의 문제로 지금까지 흘러 온 상태”라며 “더 이상 사업을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사업의 핵심은 시민들에게 친수 공간 등 자유로운 공간을 돌려주기 위한 사업”이라며 “불법 점거하여 장사를 해 왔다고 해서 기득권을 주장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자갈치상인연합회 김 회장은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면서 “노점상인들 돈을 모아서 ‘자갈치 노점상 현대식 건물 신축 계획안’을 마련 중에 있는데 이 곳으로 노점상들을 수용할 때까지 만이라도 기다려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불법 점거 영업한 대가로 노점상인들은 지난 1994년부터 매년 부산시 항만관리사업소에 과태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것 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구청 김영철 건설과장은 “그나마 구청에서는 상인들 입장을 고려해서 과태료를 지금까지 부여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보살펴 준 것만 해도 상인들은 감지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대 흐름에 맞춰서 시장도 바뀌어야 한다”면서 “언제까지 비위생적인 노점상들을 그대로 두자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시 관계자는 “노점상인들도 자갈치의 일원인데 무조건적인 퇴출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대만과 홍콩 등 외국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노점상들을 관광명물화하고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도 “중구의 이런 일방적인 행정은 그야말로 막가파식 행정의 표본”이라며 “단순히 이건 아니라는 이분법적 행정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어떻게 이 사태를 조화롭게 조정하여 자갈치를 세계적 브랜드로 격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동의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안범용 교수도 “무조건 건물을 현대화하고 연안정비사업을 한다고 관광자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 하고 대변하는 자갈치 아지매들은 관광학적 측면에서 볼 때 전통적 관광 자산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서울시는 청계천 주변의 노점상 3000여 명을 상대로 끈질긴 대화와 협상을 해 사태를 해결했다”며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권력을 동원한 밀어붙이기 행정을 하면 더 큰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갈치 아지매들은 명성만 남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자갈치 현대화 사업에 따른 갈등
2003년 12월 착공에 들어갔던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 시장 현대화 사업이 약 2년 반가량의 대변신을 마치고 지난 8월 10일 준공됐다. 당초 7월 10일을 준공 날짜로 잡았지만 시설물 배치 문제로 ‘어패류처리조합’ 조합원들이 건물 정면의 송풍탑 등을 파손하면서 준공이 한 달 늦춰졌다. 지난 1970년 지상 3층 건물로 단장됐던 자갈치 시장이 36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총 362억 원(국비 109억, 시비 54억, 조합 100억, 도시공사 99억)의 공사비를 들여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최신 건물로 태어난 것이다. ‘도약’ ‘비상’ ‘활공’이라는 세 마리의 갈매기가 하늘을 날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현대식 건물(정식명칭 ‘종합수산물유통센터’)은 650여 평의 친수공간과 더불어 부산의 랜드 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갈치 현대화 사업 시행을 담당하고 있는 부산도시공사 강재용 건축사업팀장은 “옥상공원과 야간조명, 그리고 친수 공간 등이 제대로 갖춰지면 자갈치 시장은 종합수산물유통센터 기능 못지않게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자갈치 현대화 시장의 정식 개장이 지연되고 있다. 이는 부산시 및 부산도시공사와 상인들 간 빚어지고 있는 갈등 때문에 상인들이 새 건물로의 입주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빚고 있는 요소는 크게 △건물의 설계 △사용료 문제 등으로 요약된다.
건물 설계와 관련해서 상인들의 불만과 지적은 세 마리의 갈매기 형상의 건물 후면 배치와 건물 입구에 배치된 송풍탑, 배수시설 및 환풍시설 문제, 그리고 점포 면적과 배치 문제 등이다. 부산시와 어패류처리조합 관계자 53명으로 구성된 ‘현대화 추진위원회’ 상인 측 대표 한창진(창진상회 대표) 위원은 “세 마리 갈매기가 정문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건물 후면에 위치해 바다 쪽을 바라보고 있다”며 “이는 건물의 정·후면이 뒤바뀌어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고객들이 들어오는 정문에 소음과 악취 및 미관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송풍탑이 배치되어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화 추진위원회’ 및 ‘협상위원회’ 주순자(수정상회 대표) 위원도 “집 앞에 굴뚝이 있는데 누가 찾아오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창진 위원은 “건물 설계 및 건립 과정에 상인 측의 의견이 배제되었다”며 “그 결과 점포 면적과 위치, 그리고 배수 시설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10일 수산물 판매 센터에서 배수 시험을 실시한 결과 바닥에 물이 차오르자 상인들은 현재 설계된 처리량의 4배인 하루 1만2000t의 배수가 가능하도록 도시공사 측에 보완공사를 요구해 왔다. 어패류처리조합과 도시공사 등 관계자들은 8월 21일 이 문제와 관련, 협의를 갖고 현재 3000t인 배수 시설을 상인들 요구대로 1만2000t 규모로 확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과 도시공사 간의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상인들은 당초 설계의 잘못을 들며 배수 문제와 함께 해수 살균 처리 시설 등의 보완공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송풍탑 파손과 배수 시설 확장으로 추가 부담이 생긴 상황에서 더 이상 조합 측의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점포의 면적 및 위치 문제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자갈치 현대화 건물은 기존 건물보다 내부 면적이 4배가량 커졌다. 그런데 몇몇 품목의 개별 점포만 넓어지고 점포 위치도 과거와는 차이가 있는 등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때문에 새 건물에 입주할 일부 상인들은 기둥과 계단 등 시설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점포의 활용도가 감소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어패류처리조합 구동회 조합장은 “새 건물의 상가 재배치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된 일부 상인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의견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한창진 현대화 추진위원회 위원은 “일부 언론이 상인들 간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도했는데 실제 상인들 간 갈등과 이견은 없다”면서 “다만 과거 자신이 운영하던 점포 위치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 및 건설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자갈치시장 현대화 사업을 총감독하고 있는 부산시 경제정책과 윤동수 팀장은 “전문 인력을 구성해 상인들의 불만에 대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 건물에 대한 사용료는 부산시와 상인들 간 갈등의 핵심 요소다. 지난 7월 10일 부산시가 연면적 7837평의 자갈치 현대화 건물 중 조합 상인들이 사용할 수산물 시장과 회 센터 3961평에 대해 감정 평가한 결과 평가액은 659억47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위의 액수를 부산시의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조례’에 기준해 보편적 이율 5%를 적용하면 상인들은 연간 32억9700만 원의 사용료를 시에 납부해야 한다. 이는 기존 연간 사용료 2500여 만 원의 약 132배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다. 사용료 급등에 대한 상인들의 반발은 새 건물 입주 거부로 나타났다. 한 상인은 “새 자갈치 시장의 높은 관리비와 부산시 행정자산이기 때문에 장기적 영업이 보장 안 된다는 문제점 등으로 3층 이상의 일반 상가 분양이 두 차례나 유찰됐다”면서 “일반 시민들도 분양 받기를 꺼리는데 우리보고 높은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무조건 들어가라는 것은 일종의 횡포”라고 말했다. 이렇게 상인들이 높은 사용료 등의 문제로 추석과 자갈치축제 등 대목을 기존의 가건물에서 보내면서 사태가 장기화되자 지역 여론은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11월 8일 “상인들이 새 건물을 향후 20년간 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안을 만들어 조합과 협상위원회에 보냈다”면서 “이는 자갈치 상인들이 그 동안 자갈치를 부산의 상징으로 만든 공로와 새 건물 건축비 중 100억 원을 부담한 것에 대한 파격적 대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화 추진위원회 상인 측 대표 한창진 위원은 “현대화 건물 건축비 100억 원과 임시 가건물 건축비 20억 원, 그리고 매립비 10억 원 등 총 130억 원의 상인 돈이 현대화 사업에 투자되었다”면서 “또한 이 건물을 상인들이 부산시에 기부체납하는 형태로 소유권은 부산시가 가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국비 109억 원도 지난 김대중 정부 때 상인들이 직접 국비 지원을 약속 받아 이행된 결과”라며 “이렇게 상인들이 발 벗고 나선 기여도를 부산시가 좀 더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위원회 주순자 위원도 “부산시가 무상사용 기간을 연장해 주거나 아니면 무상 기간 만료 후 최저의 사용률인 1%를 적용하겠다는 약속을 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인들의 요구와 관련, 부산시 경제정책과 윤동수 팀장은 “상인들의 요구가 너무 과하다”며 “상인들 주장을 최대한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진통 끝에 자갈치 현대화 추진위원회는 지난 11월 3일 회의를 갖고 오는 30일까지 새 건물에 입주를 완료하고 12월 1일부터 정상 영업을 하기로 합의를 했다. 여기에는 11월 말까지 연장한 임시 시장 건물의 최종 사용 기한 임박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용 기한이 만료되면 부산 중구청은 단전과 단수 조치를 비롯, 강제철거에 나설 방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어느 정도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화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입주가 계속 미뤄져 상인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서 ‘선 입주, 후 협상’에 의견이 모아져 일단 입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입주 결정을 거부하는 움직임도 예상되는 등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더구나 사용협약에 대해 어패류처리조합 측은 그 동안 지분 인정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고 시설 문제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이 부분을 부산시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앞으로 협상 여부의 큰 쟁점으로 남아 있다.
자갈치 아지매는 부산의 상징
지난 10월 9일 부산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한 ‘부산 대표 상징물 여론조사’(전체 247명 응답, 30개의 부산 상징물 중 5개 복수선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중 186명(75%)이 광안대교를 지목, 175명이 선택한 해운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144명)와 누리마루(115명), 태종대(79명)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상징물이나 지명이 아닌 ‘자갈치 아지매’가 응답자 중 52명의 선택으로 6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PIFF)와 더불어 부산을 상징하는 자갈치축제(1992년부터 매년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를 슬로건으로 개최되고 있는 전국 최고의 수산물 축제)는 전국 40여 개 축제 중 두 번째로 외지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3월 31일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2005 문화관광축제 종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자갈치축제는 행사 기간 찾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점 만점에 5.50점을 얻어 조사 대상 전국 40여 개 축제 중 충주세계무술축제(5.9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방문객 1인당 지출액 부문에 있어 자갈치축제는 7만830원으로 전국 평균 5만 9160원을 크게 넘어섰다. 이와 관련, 동의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안범용 교수는 “매년 180여만 명이 찾는 자갈치축제 방문객 만족도가 높다는 점은 앞으로 계속해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면을 보여주며, 방문객의 지출액 부문이 높다는 점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자갈치가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 1924년 남빈 시장으로 출발한 자갈치 시장은 아시아 최대의 연근해 수산물 집산지이자 활어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자갈이 많은 곳이라 이름 붙여진 자갈치 시장은 전란 중에 남포동 해변에 다닥다닥 들어선 판잣집과 노점상뿐이었지만 피란민들에게는 일거리와 끼니를 찾는 삶의 터전이었다. 이후 1970년 자갈밭을 매립하고 지상 3층 연면적 2000여 평의 건물로 단장한 뒤 자갈치 시장은 부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러한 자갈치 시장을 일구어 온 이는 다름 아닌 ‘자갈치 아지매’다. 손에 밴 비린내 탓에 아기를 끌어안지도 못하고 뒷짐 진 채 젖을 물린 생선장수 아줌마, 한 손으로 아기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국수로 점심을 때우는 아낙네, 그리고 어깨를 낚아챈 단속반에 애처롭게 끌려가는 노점 여인……. 수십 년간 자갈치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온 최민식 사진작가는 “자갈치에는 가식 없는 삶과 진실한 언어가 있다”고 말했다. 자갈치의 주역은 이렇게 억척스럽게 좌판을 지키며 자식들을 길러 낸 ‘자갈치 아지매’다. 이러한 자갈치 아지매가 자갈치 시장 현대화 사업과 관련,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김기성 기자 (kisung0123@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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