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여승무원, 그들이 다시금 웃는 날을 기대하며

KTX여승무원, 그들이 다시금 웃는 날을 기대하며

2007-01-03 10:31:10

지난해 3월 1일 KTX 여승무원들이 철도공사를 상대로 ‘외주위탁 철회’와 ‘직접고용 촉구’를 요구하며 파업과 투쟁을 시작한 지 벌써 300여 일이 지났다. ‘지상 위의 스튜어디스’ ‘KTX의 꽃’ 등 수많은 찬사를 받았던 그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비정한 한국 사회를 향해 퍼지지 않는 절규와 호소를 하고 있다.

경영의 효율성을 위한 노동의 유연성과 구조조정 등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30대 대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매출 실적을 기록하며 그들의 부를 축적한 반면 일반 서민들은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는 것이 평생의 꿈이 되었고, 미래를 열어갈 이 땅의 젊은이들은 청년실업난에 그들의 꿈과 희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양극화의 심화라는 비극적 결과를 낳은 신자유주의는 이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와 어느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철저히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의 바람은 정부 부처와 공기업이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특히 한국철도공사는 시장 논리와 경영자의 입장만을 추구하면서 한때 그들이 ‘철도의 꽃’이라고 추켜세웠던 단정한 제복의 여승무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이들이 담당하는 업무는 승객에 대한 단순 반복적인 접객 서비스에 불과해 핵심 업무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외주위탁을 통해 인력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철도공사의 이러한 방침은 고용비용 절감을 통한 효율적 경영에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정기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듯이 한국철도유통에 고용을 외주 위탁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어떻게 효율적 경영과 연결되는지 모르겠다. 설사 그렇다 할지라도 공사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 중 지극히 일부만 떼어도 이들을 직접 고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갖은 변명과 논리로 승무원들의 눈물 어린 주장을 매몰차게 외면하는 것이 국가 공기업의 올바른 행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가장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무참하게 짓밟는 철도공사의 부당함을 지켜보면서 과연 이철 사장이 과거 민주화의 상징적 존재였는지 이젠 회의감이 들고 있다.

한겨울 난방도 안 되는 조그마한 방에서 전기장판에 의존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승무원들의 모습에서 인터뷰를 청하는 기자는 너무도 숙연해졌고 부끄러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과 귀여움을 독차지했을 그들이 지금은 사회의 부조리와 비정함에 너무도 지쳐가고 있다. 철도공사는 더 이상 이들을 외면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논리의 합리화와 경영 방침만을 외치는 공사는 자기들이 지닌 모순과 부당함을 이젠 올바로 직시하고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 단정한 제복을 입고 승객들 앞에 서고 싶어하는 여승무원들의 간절한 소망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운 겨울, 전 KTX 여승무원들에게 바람막이가 되어줄 옷깃은 철도공사와 한국 사회이다.

김기성 기자 (kisung0123@newsone.co.kr)

by 짱구0123 | 2007/05/07 17:57 | 사회고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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