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소주 전쟁’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2007-01-08 09:34:34

송년회와 신년회 때문에 연말연초는 유독 술자리가 많다. 직장 동료들 또는 지인들과 가지는 모임에서 눈에 쉽게 띄는 이벤트가 바로 소주 업체들의 판촉전이다. 주요 시내 또는 대학가 거리에는 이들의 ‘로드 행사’가 한창이고, 음식점이나 주점까지 각 업체의 주요 브랜드 소주를 캐릭터화한 마스코트와 행사 요원들이 찾아와 자사의 제품을 홍보한다. 또한 주요 신문을 비롯한 각종 출판매체에는 소주 광고가 지면을 가득 메우고, 심지어 TV를 통해서도 이들의 숨 가쁜 광고를 볼 수가 있다. 소위 ‘소주 전쟁’이라 불리는 주류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소주 업체 간 경쟁 실태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싸움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전국주로 불리는 진로와 두산은 ‘순한 소주’ 신제품을 놓고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더니 결국 100억 원대의 법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됐다. 업계 1위인 진로는 시장을 수성해야 하는 입장인 반면 두산은 어떻게든 시장을 확장해야 하는 공격적인 입장에 놓여 있다. 같은 파이를 두고 나눠야 하는 제로섬 게임에서 치열한 판촉 끝에 서로 물고 뜯는 감정적 싸움으로까지 변질된 것이다.

이러한 주류업계 경쟁업체 간 싸움은 지방으로까지 이어졌다. 부산의 대표적 향토 주류업체 대선과 경남을 대표하는 주류업체 무학이 동시에 초저도주를 출시하며 부산 시장을 놓고 먹느냐, 먹히느냐의 약육강식 싸움에 돌입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주류업체 간 무한 경쟁이 소비자의 요구와 기호를 외면한 채 오로지 시장 점유율을 위한 상호 비방싸움으로 전락한 것에 있다. 이를 두고 소비자보호단체 관계자는 “주류업체 간 경쟁이 소주의 주요 소비 대상인 서민들을 볼모로 감정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김광기 교수는 “저도주 경쟁은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무리한 판촉전을 통해 과도한 음주 문화를 조장하는 형태는 자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소주 시장의 저도화 경향으로 인해 전통주 및 약주와의 주류 경계가 사라져 약주 시장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독했지만 한 잔의 맛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던 정통 소주를 그리워하며 저도 소주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법정 다툼으로 비화된 진로와 두산의 한판 전쟁
국내 소주 업계 양대 산맥인 진로와 두산의 ‘순한 소주’ 전쟁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저도주 신제품 출시와 함께 치열한 판촉 경쟁에 들어간 양사가 이번에는 법정에서 맞붙었다.
지난해 11월 21일, 진로는 경쟁업체인 두산 소주 ‘처음처럼’의 홍보 대행사 (주)프로모팩토리를 상대로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손해 배상금 100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진로 측 관계자는 “경쟁업체인 두산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진로가 일본계 기업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이미지 훼손과 매출 하락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소송의 이유를 밝혔다. 진로는 소장에서 “피고 소속 도우미들이 올해 2월경부터 최근까지 강남역 부근 음식점과 주점 등을 돌아다니며 ‘처음처럼’을 홍보하면서 진로 지분 50% 이상이 일본 업체에 넘어가 ‘참이슬’을 마시면 일본으로 외화가 유출된다는 식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진로 측도 “이번 허위사실 유포 행위는 국민기업이라는 진로의 긍정적 이미지를 훼손하고, 반일 감정과 연계해 진로의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킴은 물론 ‘참이슬’ 판매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벤트 업체는 광고주와 판촉방법을 충분히 상의한 후 행사요원 등에게 홍보내용을 교육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프로모팩토리의 이러한 행위는 조직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진로의 이번 소송 제기는 지난해 9월 25일 허위사실을 유포한 ‘처음처럼’의 홍보행사 진행요원 2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진로는 ‘일본계 기업’이라는 허위사실을 의식해서인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진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순수 국민기업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진로 주주 현황을 도표화해서 누리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진로의 민사소송이 제기된 다음날 두산은 보도 자료를 통해 “진로는 왜 두산을 상대로 소송을 직접 걸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행사 요원과 조그마한 이벤트 회사를 상대로 100억 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인가”라며 “자신이 있으면 두산에 직접 소송을 거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며 날을 세웠다. 두산의 관계자는 “진로가 말하고 있는 루머는 작년 아사히맥주의 진로 인수 시도와 최근 진로 재팬을 일본 기업에 매각 시도한 것 등에 관한 내용이 주요 언론에 보도돼 시중에 널리 퍼진 것”이라며 “당사가 그러한 유언비어를 조작하고 사주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두산의 광고 대행업체 프로모팩토리 관계자는 “진로 측 요원들의 집요한 질문에 도우미들이 순간적으로 잘못 대답한 것을 갖고 조직적 음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통상 형사 고발이 종료된 후에 손해배상 소송 등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데, 아직 검찰 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진로와 두산은 이미 예전에도 소주 시장 점유율 경쟁을 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여 왔다. 특히 지난해 2월 두산이 20도 저도주 ‘처음처럼’을 출시하면서 선풍적 인기몰이를 하자 진로는 8월에 소주 시장의 금기로 통하는 알코올 도수 20도 벽을 허문 19.8도의 ‘참이슬 fresh'를 시장에 내놓으며 반격을 가했다.
법정 소송으로까지 번지면서 계속되는 양사의 치열한 판촉 경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편치가 않다. 직장인 이모(37세·서울 신림동) 씨는 “고용 불안과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서민들에게 소주를 강요하는 사회도 싫은데, 이젠 걸핏하면 소주회사들끼리 싸움질만 하고 있어 술맛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49세·서울 사당동) 씨는 “서민의 애달픈 마음을 달래줘야 할 소주를 만드는 회사들 간의 지나친 비방전을 보면서 소주는 서민 술이라는 인식이 지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각 시민단체 및 기관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홍종학 정책위원장(경원대 경제학과 교수)은 “진로와 두산의 판촉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며 “이 과정이 지속되면 양측 모두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치사하게 상대를 헐뜯는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이런 경우가 지속되면 소주 시장 자체만 죽을 뿐이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 수출 업무 담당 관계자는 “국내 주류업계 1위인 진로의 해외 매출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하다”며 “고비용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내수시장에서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지속하기보다는 해외시장 공략을 통한 매출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시민단체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진로와 두산 간 싸움은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될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초 시장 결과에 따라 차후 시장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에 양사의 사활을 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티 전쟁’으로 전락한 대선과 무학의 소주 전쟁
현재 전국 각지에서는 진로와 두산을 비롯해 10개의 소주 업체가 강력한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권역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진로와 두산이 업계 선두주자이지만 이는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며, 각 지방 권역에서는 연고지 향토 소주 업체들이 군웅할거식으로 시장을 틀어잡고 있다.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부산 대선, 전남 보해, 경남 무학, 경북 금복주, 제주 한라산 등은 해당 지역에서 80~90%에 이르는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일고 있는 소주 전쟁이 부산으로 이전되면서 부산과 경남의 향토 소주업체 간 싸움이 소비자를 외면한 ‘더티 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8일 경남의 대표적 소주 업체 무학은 “도수 16.9도 소주인 신제품 ‘좋은데이’를 개발, 14일부터 출시 예정이다”고 밝혔다. 같은 날 부산의 맹주 대선주조도 “16.9도 초저도주 ‘씨유(CYOU)'를 이달 중순에 출시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부산과 경남의 대표적 소주 업체인 이들이 같은 날 초저도주 생산을 선언하며 피할 수 없는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신제품 개발은 20~30대 젊은 층과 여성, 그리고 순한 맛을 선호하는 음용층을 소비 대상으로 설정하여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소주 전쟁이라 불릴 만큼 치열한 국내 소주시장의 저도주 경쟁에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진로와 두산 등 전국 브랜드 업체들이 전선을 지방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일종의 반격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같은 날, 같은 도수의 제품 개발을 발표하면서 촉발된 양사의 경쟁은 같이 부산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더더욱 충돌이 불가피했다. 무학 관계자에 따르면 젊은 층과 여성 고객들을 겨냥한 초저도주 ‘좋은데이’의 홍보 및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요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부산이 최적의 전략적 요충지라고 보고 대표이사가 부산에 상주하면서 영업 전선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무학 최재호 회장은 “현재 5% 수준인 부산 시장 점유율을 2년 내에 30%대로 끌어올리겠다”며 부산 시장 공략에 대한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선 측은 “아무리 무학이 노력해도 완벽하게 구축된 부산 시장의 판매망을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맞대응과 역공에 대한 세밀한 계획을 수립하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러한 양사 간의 시장 경쟁은 불공정거래행위 논란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22일, 무학은 “11월 14일 출시한 당사 신제품 ‘좋은데이’의 부산 시장 진입을 대선 측이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약 90%의 지배력을 남용해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있어 이를 시정코자 부산지방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시장지배적지위남용,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대한 신고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무학은 신고서에 첨부한 불공정거래행위 사례에서 “대선 측이 부산 지역 주류 도매상 등 1, 2차 거래선에 대선의 ‘씨유’가 출시될 때까지 무학의 ‘좋은데이’를 입고치 말 것을 종용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무학의 ‘좋은데이’를 입고할 경우 ‘시원소주’(대선주조 제품)의 출고 정지 또는 감량 조치, 거래선 채권 회수 등 영업상 불이익 처분을 하겠다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무학의 부산지역 영업본부 관계자는 “실례로 무학 좋은데이를 납품받은 주류 도매상 세 곳이 대선 측의 압력을 받고 ‘좋은데이’를 반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기자에게 녹취록을 건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선 영업본부 담당자는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주류 도매상 등 거래선에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며 “무학 제품의 부산 시장 점유율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지역 주류상들이 재고 발생 등을 우려해 ‘좋은데이’ 입고를 기피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우리 상품 역시 경남에서 비슷한 경우를 당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을 연고로 한 주류업체 간 경쟁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며 “무학이 부산 시장 공략을 위해 증정용 제품을 음식점과 주점 등에 무차별적으로 대량 살포하는 등 무리한 판촉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러한 무학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지만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무학이 계속 무리한 경쟁을 유도할 경우 정면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맞받아쳤다. 양사의 팽팽한 주장에 대해 부산주류도매업협회 관계자는 “주류는 도매상 등 유통 조직이 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데, 특히 지방의 경우 지역별 주류업체의 배타적 유통망이 견고하다”며 “실제로 지역 주류 업체가 요구를 해오면 주류 도매상들은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불공정거래행위 논란 외에도 양사는 ‘16.9도 초저도주 최초 개발’ 논쟁, 판촉전 방해 주장, 신문 및 TV 광고 등을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 11월호를 통해 부산 경남 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두 회사의 경쟁이 소주 전쟁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이는 양사의 대립적 관계의 뿌리에서 기원한다. 부산과 경남의 전통적 라이벌이던 두 회사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악화된 것은 지난해 1997년 대선이 부도 처리된 후 2002년 6월 무학이 대선주조 인수를 목적으로 대선 주식 지분율을 41%까지 끌어올리면서 발단이 됐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 규제를 이유로 주식 매각을 명령하면서 무학은 M&A에 실패했고 결국 대선의 안방은 롯데그룹이 차지했다. 이후 무학은 대선의 대주주로서 대선 전현직 임직원들을 상대로 3년이 넘는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소주 전쟁으로 불거지는 사회적 문제들
뿌리 깊은 무학과 대선의 대립적 관계가 초저도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더욱 격화되고 있다. 특히 양사가 부산 시장을 놓고 감정적인 쟁탈전을 벌임에 따라 일각에서는 ‘더티 전쟁’이라는 말로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시민사회를 비롯한 여론은 양사의 치열한 대립으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야후’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실시한 ‘소주의 적정 도수’를 묻는 질문에 1만913명이 참가해 그 결과가 주목을 끈다. 1위는 3436명이 답해 전체 의견 중 31%를 차지한 ‘21도 이상’이었다. 21도면 현재 시판되는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다. 본지 자매지 ‘경향뉴스원’과 ‘영남뉴스’가 합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12월 16일 현재까지의 결과를 보면 1위는 전체 의견 중 36.4%를 차지한 ‘20~24도’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소주 도수였던 ‘24도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한 의견이 30.5%를 기록,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동서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정숙현 교수는 “순한 소주 경쟁이 소주 시장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저도 소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점증한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힘들어지는 사회적 환경 변화와 더불어 과거의 쓴 맛을 찾는 정통 소주 마니아들에 대한 실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인터넷 투표에 참가한 한 누리꾼은 “예전엔 소주 한 병 정도 마시면 좋았는데 요즘은 서너 병 마셔야 그 기분을 낼 수 있어 그만큼 많이 마시게 된다. 이는 소주를 많이 팔기 위한 소주 회사의 영업 전략인 것 같다”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추운 겨울날 따뜻한 국물과 함께 마시는 한 잔의 소주는 얼어 있는 서민의 마음을 풀어줬는데 이젠 그러한 것도 아련한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정통 소주 마니아임을 자처한 다른 누리꾼은 “소주는 소주다워야 하는데 지금의 소주는 그 소주다움을 잃어버린 것 같아 너무도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많은 누리꾼들이 소주 회사들의 도수 경쟁을 통한 치열한 마케팅 싸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실제 직장인 지모(33세·부산 광안동) 씨도 “소주 회사가 경쟁적으로 도수를 낮추면서 예전보다 마시는 양이 많아졌다”며 “술 회사야 많이 팔아야 좋겠지만 서민들 부담은 더욱 늘어만 간다”며 누리꾼들과 비슷한 의견을 표현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행 법규는 17도 미만 주류에 한하여 밤 10시 이후 TV 광고를 허용하고 있는데 양사는 이를 노리고 정확히 16.9도에 신제품 도수를 맞췄다”면서 “TV 광고로까지 이어지는 양사의 무리한 마케팅 전쟁이 국내 주류 업계 전체를 과잉 경쟁으로 끌어들이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부산 경실련 차진구 사무처장은 “소비자의 기호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제품을 개발해야지, 개발된 제품에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성소비자보호단체 관계자도 “소비자를 위한 전쟁인지, 업계 이윤만을 추구하는 전쟁인지 모르겠다”며 소비자를 외면한 소주 전쟁을 꼬집고 “소주 회사 간 치열한 판촉경쟁과 감정싸움에 소비자는 봉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참여자치시민연대 김해몽 사무처장은 “진흙탕 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선과 무학은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감정적 대립을 자제하고, 냉정하게 지켜보는 시민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음식점에서 만난 한 시민의 목소리가 소주 전쟁에 대한 여론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와인과 값 비싼 양주, 다양한 맛의 맥주 등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술의 종류가 늘어났고, 또 늘어난 술의 종류만큼 소주의 경쟁 상대들도 많아졌겠지만 소주는 서민의 친구로 일등 역할을 해 왔다. 없는 돈에 한 병만 마셔도 취기가 올라 친구들과 정겹게 대화할 수 있었기에 우리가 사랑에 빠졌던 것임을, 현재 경쟁사 비방에만 열중하고 있는 소주 회사들은 이를 잊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김기성 기자 (kisung0123@news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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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0123 | 2007/05/07 17:56 | 사회고발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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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2008공인중개사 at 2008/07/0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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