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혼란에 빠진 여당 내 상황 및 향후 진로와 관련, "대연합을 전제로 그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의 경쟁은 필연적"이라며 "앞으로 있을 주도권 싸움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대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내부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주도권 싸움, 특히 정동영 전 의장과의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2일 부산의 조직 구성 현장(지역대의원대회)을 둘러보고, 당원 및 당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 민원실에서 지역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혼선을 빚고 있는 여당 내 상황과 향후 진로, 그리고 정국 상황에 대한 그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은 일부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당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우려를 표명한 뒤 "평화미래세력의 대통합신당을 추진한다는 의지를 결의했고, 일정까지 확정했다"면서 "2.14 전당대회가 성과 있게 잘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민주주의 원칙은 우리당의 생명이자 깃발"이라며 "어떤 난관이 오더라도 이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뜻한 말로 현재 탈당을 고려하는 의원들의 움직임이 명분을 갖추지 않았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한나라당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잊지 않았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이 수권세력이냐는 질문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며 그 이유로 두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국지전도 불사하겠다는 한나라당의 냉전 대북 의식과 한나라당이 부동산 투기 및 IMF 경제위기를 불러온 세력임을 강조하며 한나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 아님을 주장했다.
이어서 김 의장은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국가 예산 20조 원 절감 방안이 있다면 지금 즉시 제시하라"고 말했다. 그는 "예산 절감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는 구태정치의 전형적 모습"이라며 "주장은 해놓고 그에 대한 구체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최근 정동영 전 의장 등 여권 내 주요 인사들로부터 영입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영입론에 대해 김 의장은 "개인적으로 절친한 사이이다"면서도 "이는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장이 손 전 지사의 영입과 관련해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손 전 지사가 마음이 있다면 결단하고 논의해야 하겠지만 이것은 좋은 정치 전략일 수는 있어도 올바른 정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의장은 "이러한 정치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정치 불신을 확신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어제 정동영 전 당의장이 와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내용을 보면 정계개편의 전반적인 당위성과 불가피성을 거론하면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헤쳐모여 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당 해체의 당위성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는데 14일까지는 거취표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근태 당의장께서는 지금 현재 열린우리당 정치세력을 그대로 14일 전당대회까지 끌고 가서 그 다음에 정계개편에 대해 논의하자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출발은 같이 했지만 상당부분 두분의 노선이 달라졌다고 본다. 그 부분은 앞으로 어떻게 가닥을 잡아나갈 것인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의 중앙위원회,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통해서 격렬한 의견 토론 과정이 있었다. 언론에도 공개가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의 부족함과 잘못으로 인해서 국민의 마음을 잃어버렸다는 반성에 기초한다. 2002년과 1997년도에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에 참여했던 우리 지지층을 재결집하겠다.
한나라당이 뉴라이트를 비롯해서 수구적인 보수대연합을 하고 있는데, 수권을 담당할 능력이 우리쪽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우리가 민주세력의 대표로서 역할을 했는데 열린우리당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당을 나눠지고 분열해서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포기하되 더 넓은 반한나라당 연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 양극화 극복, 따뜻한 시장경제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권안팎의 평화개혁미래세력을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당 나눈다는 것은 맞지 않다. 반한나당 대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린우리당 내의 개혁중시 세력이 있고, 실용과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세력이 있는데, 그 사이에서의 경쟁, 누가 주도권을 잡을까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경쟁은 반한나라당 대연합 과정에서 해치지 않는 경쟁, 분열적인 통합이라는 것은 우리당이 결정한 바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 결국 노선이 다르게 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노선이 다르고 안 다른지는 맞춰 봐야 하겠지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동영 전 당의장도 반한나라당 연합에서 따로 가자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 여러가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음주에 당장 수십명의 의원들이 탈당하려 하고 있다. 이분들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 붙잡을 계획이 있으신지 말씀해 달라. "제가 어제 서울을 떠나와서 서울 이야기는 언론과 유선을 통해서 들었다. 정확히 어느 규모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흐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당의장으로서 아프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당의장으로서 그분들에게 부탁드리고, 호소 드린다. 중앙위원회 결정대로 전당대회는 원만히 치르고, 그리고 나서 빠른 시간내에 대통합신당을 만들고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그분들의 고민과 고충은 이해한다. 사실 작년 5.31지방선거 과정에서 그 결과에 대해 참담한 좌절과 실망이 있었다. 이대로는 안된다. 변화해야 한다. 다만 대통합신당 과정에서 어떤 길로 갈 것인가 견해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견해 차이를 토론과 결단 통해서 좁히고,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 대학 때 전공이 경제학이었는데 경제정책에 대해 한 말씀한다면 "60년대 후반부터 경제과 출신이지만, 군사독재와 싸우느라 데모학과가 되었다. 본래 본과로 돌아가겠다. 작년 중반기에 뉴딜경제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그 정책은 구슬을 꿰어서 진주 목걸이를 만들자는 것이다.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야 한다. 추가적인 1%의 경제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 시중에는 400조 내지 500조의 유동자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대기업도 180조의 자금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 돈을 투자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대학 출신 여성 고급인력을 생산시장, 서비스 시장으로 이끌어 내면 양극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잠재 성장력을 해결할 수 있다. 대책은 뉴딜정책이라 본다. 그것을 당 내에 설득하지 못했고,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하지 못해 정책 현실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대통합 이후 각론으로 채택되도록 하겠다."
- 14일 전대에 정치적인 사활을 건다는 느낌이 든다.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거취는 "당의장 임기는 2월 14일까지다. 도박하는 것은 아니고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저는 당의장 임무를 맡은 이후에 이른바 대선주자로서의 역할을 한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도움 되었을지는 모르나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길 걸어왔다. 미래 이야기는 당의장 끝난 이후에 말씀드리겠다."
- 노무현 대통령과 관계설정에 대해 질문하겠다. 대통합신당 말씀하시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차별화 정치를 하셨는데, 대통령은 지역주의 회귀라며 지금의 통합신당 추진이 정당성과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후 당 내 반발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당의장께서 노 대통령도 신당 창당 역할 있다, 도움 바란다고 하셨는데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관련해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 "대통령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 민주세력이 다시 국민 마음을 어떻게 하면 다시 얻는가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통령도 근래 그런 마음 자세 보인다. 정당으로서는 다음 대선, 총선에서 소속 당원과 후보들이 보다 폭넓은 지지 받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 입장은 국정운영 마무리를 성공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거리의 차이, 시작의 차이가 있다. 일부러 대통령과 각을 세운 바가 없다. 근래 들어서 대통령께서 대통합신당에 대해 합의하는 방향으로 말씀하셨고, 성공적으로 대통합신당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결단을 선택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다. 어제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면 당이 의견을 수렴할 때가 올지 모른다고 했다. 참고해 달라."
- 반한나라당 연합을 어떻게 이루어 나간다는 것인지 "근래만 대연합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 80년대 신군부 정권 잡았을 때도 민주대연합, 86년 민주대연합, YS와 DJ 분열했을 때도, 민주당이 결과적으로 분당했을 때도 통합을 주장했다. 한두 번 주장한 게 아니다. 대통합을 위한 정책노선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한나라당에도 이명박이나 손학규, 박근혜와 가까운 노선이 있는데, 주도권을 갖고 경쟁한다. 새로운 대통합을 전제로 그 주도권을 누가 잡을 것인가의 경쟁은 필연적이다. 김근태도 주도권 싸움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에라도 대연합을 해쳐서는 안된다. 상호 갈등적 관계가 있는 것은 인정하다. 그것이 성공하면 정권재창출은 가능하나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할 것이다."
- 여권 내 일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에 영입에 대한 입장은 "손 지사는 저와 절친한 친구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리고 대학때는 민주화운동을 하며 역할분담도 같이 했다. 훌륭하고 존경하는 정치인이다. 그러나 근래에 장군멍군식의 이야기를 보면서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함께할 의사가 있다면 정치적으로 손상이 가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손지사가 만약에 그런 마음이 있다면 반한나라당 전선, 평화와 번영의 대의에 함께 할 생각이 있다, 결단 하고 나서 논의해야 한다. 그것은 좋은 정치전술일지 모르지만 올바른 정치는 아니다.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확대시키는 그릇된 논쟁이다. 그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 '손상이 가지 않아야 한다'는 말은 "한나라당과 대통합신당사이는 명백한 노선차이가 있다. 정책적으로 유사한 것이 있을지 모르지만, 조직적으로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하는 수권적 특권세력의 연합을 택할 것이냐 , 평화번영개혁세력을 선택할 것이냐는 명백한 선택의 차이가 존재하는데 그것을 흔들어서 함께 하자는 것은 정치전술일 수 있지만 올바른 정치가 될 수 없다."
- 지금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대통합된 새로운 정치세력이었다. 원래 그렇게 해서 양분된 것이다. 열린우리당 모이고, 한나라당 모였는데 이 이상 더 다른 구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국민들이 결단해서 정권재창출되고 원내 과반수 되었는데 국민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해서 지지자들이 흩어졌다. 지지자들 함께 모이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대통합 신당이다. 사람들 면면의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에 비판적 국민들, 반대하는 국민들, 우리는 그런 국민들을 개혁적이다, 평화를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국민들을 다시 집결할 수 있는 전환과 계기를 만드는 것이 통합신당이다. 직접적으로 말씀드리면 시민사회에 관심 있는 국민들, 민주당에 관심 있는 분들, 과거 고건 전총리에 관심 있는 세력들을 포함해서 그 지지자들을 집결시키자는 것이지, 정치적 상징성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 지난 2.18 전대 때 김 의장은 정동영 전 의장을 당권파로 규정하며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당이 국민의 지지를 잃고 어려워진 원인으로 정 전 의장의 실용 노선을 지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명확한 정체성과 개혁노선을 강조했다. 어제 부산을 방문한 정 전 의장은 여전히 실생활 개혁노선(실용노선)을 주창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함께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정책노선의 차이는 있다. 정책노선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저는 연합론을 주장했고, 정 의장은 자강론을 주장했다. 조직노선도 달랐다. 그렇지만 전대에서 정동영 전 의장이 1위를 했기에 존중했다. 지금은 정 전 의장과 견해차가 있지만 함께 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은 불가피하다. 헤어지는 전제가 아니라면 경쟁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다시금 잡겠다."
김기성 기자 kisung0123@newso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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